개봉 6일만에 160만 관객을 돌파한 극장가 최고의 기대작, "최종병기 활"을 보고 왔다.
주위 반응이 좋아서 기대를 잔뜩 하고 갔는데, 역시나 극장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다들 연휴의 아쉬움을 이 영화로 달래려하는 듯했다. 




영화 도입부에는 주인공 남이(박해일)과 자인(문채원)의 어린 시절을 보여진다. 역모로 몰려 잔인하게 죽어가는 아버지를 뒤로 한채 동생의 손을 잡고 남이는 김무선(이경영)에게 찾아와 얹혀 살게 된다. 그리고 13년이 흐른 뒤, 김무선의 아들 서군(김무열)과 자인의 결혼식은 느닷없이 나타난 청나라 정예부대 니루에 의해 난장판이 되고 자인과 서군은 청나라의 노예로 끌려가게 된다. 동생의 행복만을 바라며 살아왔던 남이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가 남겨주신 칼을 들고 적진으로 뛰어간다.

 



간략한 줄거리이다. 영화는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남이는 동생을 자신보다 아끼기에 망설이지 않고 적진으로 뛰어가고 혈혈단신으로 수많은 적군의 머리를 쏘아 맞춘다. 박해일의 연기와 액션장면은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다.
다만... 남이가 죽을 각오로 동생을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장면에 대한 부가 설명이 부족해보인다. 물론 오누이 관계라는 충분한 이유가 있으나, 집을 도망쳐 나와 김무선의 집에 얹혀 지내며 서로 의지하는 장면이 좀더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동생을 구하려고 적진에 뛰어드는 남이에게 더욱 몰입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남이보다는 청나라 정예부대의 대장 류신타(류승룡)에게 더욱 몰입이 되었다. 아끼는 조카인 도르곤 왕자(박기웅)도 죽고, 사촌형은 물론 수하의 부하들이 죽자 안간힘을 다해 남이를 쫓아가는 류신타의 모습이 훨씬 설득력 있었다. 물론 박해일과 류승룡 두 사람의 연기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했지만, 관객으로서 캐릭터의 몰입도는 류신타가 훌륭했다.




자인(문채원)의 캐릭터가 극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기사를 읽고 영화 내내 기대를 하고 있었다. 남이처럼 멋지게 활을 쏘는 여전사를 떠올렸던 것은 오바였을까... 기대했던 자인의 역할은 남이의 죽음을 막기 위한 단 한발의 화살이었다. 물론 남이와 함께 적과 맞서겠다고 칼을 빼어 들거나, 도르곤 왕자를 공격하는 등 여지껏 보여진 조선시대의 여성보다는 훨씬 강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전부였다. 막상 기대했던 활은 달랑 1번이었다. 그것이 참... 아쉽다. 내가 너무 욕심을 냈나.




김무선의 아들이자 자인의 남편인 서군(김무열)은... 딱히 할말이 없다. 나룻터에는 용감했으나, 왜 남이가 위기에 처했을때는 나타나질 않는지... 죽은척하고 있었나 생각했다. 중요한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인상이 남지 않는 연기력이 아쉽다. 박해일과 류승룡의 카리스마에 묻혀버린 듯하다. 



좀 더 오래오래 보고싶었던 캐릭터 갑용(이한위). 감초역할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남이를 따라 청나라 적진에 뛰어드는 대담함과 친구에 대한 우정, 사나이의 의리를 진지하게 보여주었다. 이한위라는 배우의 스펙트럼은 참으로 넓다.





멋있게 싸우고 장렬히 전사한 김무선(이경영). 특별출연하셨다는데 덕분에 초반 극의 흐름에 무게감이 실렸다. 



청나라의 왕자 도르곤 왕자(박기웅). 의외의 코믹 캐릭터. 나만 그럴 수도 있겠다.
조선여인을 탐하던 나쁜남자는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캐릭터 '호랑이'. 소소한 즐거움을 주었다.
영화관을 나오며 최고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관객분들도 계셨다. 하지만 나는 그저 그랬다

<Good>
1. 칼에 비해 소외되어 있던 활을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는 점
2. 배우들의 연기(몇몇을 제외하고^^)
3. 긴박감 넘치는 액션 장면

<Bad>
1. 기대보다 자인의 역할이 미비하다.
2. 뻔한 엔딩
3. 오래보면 지루해지는 활 액션


새로운 시도와 배우들의 연기로 승승장구중인 "최종병기 활", 크게 기대하지 않고 극장을 찾아 즐긴다면 실패하지 않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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